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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글귀_2

이 게시글의 내용은 전부 제 사견으로 이루어진 글입니다.

  • 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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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지력으로 도저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생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러한 조심스러움과 겸손함, 공경하는 마음은 사실 대단히 오래된 것이다. 이는 때로 “민들레 원칙”이라고도 불리는 철학적 개념이다.”

    인류의 우월한 유전자만 남기고 열등한 우전자는 대를 끊기 위해 우생학이라는 유사학문이 발생했다.

    우생학이 유행할 당시 열등한 유전자를 보유했다고 판정된 사람들은 국가에서 임신하지 못하도록 불임 수술을 받았다.

    열등한 유전자를 배제하는 방식이 너무 비인도적이고, 유전자의 우열 기준도 매우 모호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아서 당연한 수순으로 우생학은 사그라들었다.

    당시에 열등하다고 판정된 유전자가 시대가 변하면서 자연환경과 사회적 이념이 변하여 숭고한 것으로 여겨지고, 생존에 유리해져 유전자의 우열 순위는 뒤바뀐다.

    생명체는 진화와 퇴화를 반복한다.

    한자의 의미상 퇴화는 진화에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생물학적으로 퇴화는 진화에 속하는 개념이다.

    결국 환경에 맞게 돌고 돌아 변하는 것이다.

    무엇이 우월하고 무엇이 열등한가?

    나는 어떤 잣대를 가지고 그 가치를 판단하는걸까?

    지금 쓸모가 없다고 판단되어 사장된 개념이라도, 언제 어떤 이유로 급부상할지 모른다.

    아무래도 이를 염두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 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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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매일매일 조금씩 일어나는 지연은 더 알아차리기 어렵고, 예방하기도 어려우며, 만회하기도 더 힘들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한 번씩은 무조건 들어봤을텐데, 스노우볼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눈덩이가 길 위를 구르며 눈을 흡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주먹만했던 눈덩이는 내 몸보다 커지게 된다.

    요점은 계속 눈덩이를 굴리고 있느냐이다.

    각자가 갖고 있는 눈덩이의 크기는 다르다.

    눈덩이를 굴리다 보면 자갈밭을 만나서 눈이 다 떨어질 때도 있고, 빙판을 만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때도 있다.

    자갈밭을 걸어갈 때 빨리 탈출하고 싶다면, 눈길을 찾아 움직여야 할 것이다.

    긍정적인 상황이던 부정적인 상황이던 그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면 영향은 비선형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긍정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면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온 힘을 써야 한다.

    부정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면 얼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온 몸을 움직여야 한다.

    내가 한 분야에서 높은 위치에 올라서고 싶을 때, 나보다 우월해 보이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꽤 많이 보일것이다.

    물론 절망을 느낄 순 있다. 하지만 지금 나보다 우월해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그 분야에 관심이 쏠려있는 상태는 아닐 것이다.

    절반 이상은 먹고살기 바빠서, 혹은 자신에게 더 중요한 것이 생겨서 그 분야를 포기하게 될 것이다.

    내가 정말 성취를 이루고 싶다면, 한 분야에서 조용하게 묵묵히 전진하기만 해도 나보다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은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 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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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자(ruler) 뒤에는 지배자(Ruler)가 있음을 기억하고, 하나의 범주란 잘 봐주면 하나의 대용물이고 최악일 때는 족쇠임을 기억해야 한다.”

    과학은 자연 현상과 인간사회 현상을 체계적으로 관찰하여, 그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법칙 및 원리를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행위와 이에 대한 방법론 그리고 이 둘의 결과로 이루어진 체계적인 지식을 수립하는 학문을 의미한다.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법칙을 수립한다는 것은 지금껏 동일했던 관찰 결과와 다른 것이 포착되면 지금까지 유지됐던 법칙은 얼마든지 부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과학은 귀납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기존에 당연하다 여기고 옳다고 여기던 것들도 언제 부정당할지 모른다.

    어류는 더 이상 종(species)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우리의 편의를 위해 어떤 까막눈을 가진 채 진실을 왜곡하고 외면했는 지 한번쯤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 2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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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업무에 매몰되어 있다가 다른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여러분의 성장에 무척 도움이 됩니다. 실력향상 측면에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내에서의 평판까지 말이지요.”

    더 이상 뉴턴, 아인슈타인은 나오지 않는다.

    특출난 개인이 모든 개념을 뒤집어버리는 일은 왠만해선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집단지성은 더욱 중요해졌다.

    개인 간의 여러 사건들이 그물망처럼 겹쳐 큰 결과를 불러온다.

    타인, 동료가 어려움을 겪을 때 손을 내밀어 도와주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타인이 헤매는 것을 도와주면 나 자신도 그 부분을 확실하게 머릿속에 되새길 수 있고, 타인이 생각하는 나에 대한 시선도 제고될 것이다.

    새로운 각도의 시야를 얻고 다른 사람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내 생각도 정리하고, 사고의 스케일을 넓히려면 결국 나 자신을 큰 물에 던져놓는 행위가 필요하다.

    개발자에게 이직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이런 것들 때문 아닐까?

    여러 그라운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의 적성, 흥미를 발견할 수도 있다.

    견문은 넓힐수록 좋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내가 고유하게 몰입하고 있는 한 가지의 분야는 꾸준히 파야 하는 것이다.

  • 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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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우리가 사는 복잡계의 무수한 변수 사이에서 의미 있는 확실함을 도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다. 결국엔 그런 안개를 헤치며 목표에 도달한다는 건 최적의 경로 설정이 아니라 기민한 시행착오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것에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에 게임, 채팅 시스템, 교육도구, 음악 플레이어들을 만들었다.

    조앤 케이 롤링은 해리포터를 출판하기 전에 12번의 퇴짜를 맞았다.

    비욘세는 ‘Halo’를 얻기 전까지 수백 개의 곡을 만들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너무도 유명한 말이 있다.

    하나의 성취가 있기까지 수많은 시도와 실패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 지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

    한 가지의 시도를 할 때 어떤 상황에서 그 상황을 정의한 방법과 제약사항, 상황을 개진해나가기 위한 사고과정들을 정리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한 한 기록하자.

    뇌의 용량은 유한하고 우리는 까먹기 때문에 언제든지 인덱싱하여 찾아볼 수 있는 나만의 인생 오답노트가 필요하다.

    그 오답노트가 쌓여 역사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실패에 대한 나만의 대응책을 세워서, 실패를 통한 상처가 깊게 박혀 앞으로 나아가기에 너무 아픈 상황에서도 그 고통을 최대한 빨리 소화할 수 있도록 하면 나 자신은 더욱 단단해지고 없던 여유도 흘러 넘치게 될 것이다.

  • 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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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로서 이런 상들을 정확하게 보여줄 만한 언어적 혹은 수학적 표현이 없다는 사실은 결코 나쁘지 않아. 오히려 굉장히 매혹적인 과제가 되는 셈이니까.”

    같은 양자 상태에서 두 개의 동일한 페르미온이 존재하지 못한다는 배타 원리를 발표하고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볼프강 파울리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대화하면서 꺼낸 말이다.

    인류 문명에 진일보를 가져온 모든 저명한 과학자가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파울리가 노벨상을 수상하고 후대 물리학에 영향을 미친 데 있어서는 글귀에 적힌 마인드가 크게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을 때 당장 그것을 내가 기존에 알던 것들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에 겁을 먹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새롭게 파헤칠 수 있는 재미있는 하나의 놀잇감으로 여기는 것이다.

    연구자로써 지녀야 할 마인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글귀를 보여줄 것이다.

    혹시 본인이 공학자(Engineer)와 연구자(Researcher)의 두 가지 길 중 어떤 길을 택할 지 고민이 된다면, 이러한 마음가짐을 항상 지닐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연구자는 위와 같이 새로운 현상에 대한 표현을 미지의 세계에서 직접 해야 되고, 공학자는 연구자들이 만들어 놓은 표현을 조합하여 세상에 이로운 제품들을 내놓는 것이다.

    본 내용이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 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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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윈은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집필했고, 진화론은 생물학적 이론의 근간이 되었다.

    환경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져 있고, 유전자는 환경 아래에서 생존하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한다.

    중점을 두고 생각해야 할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유전 형질은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변화는 실시간으로 눈에 띄지 않겠지만, 축적되고 축적되어 있던 것을 없애고 없던 것을 만든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할 필요가 있을까?

    어떻게든 형체를 만들어놓고 끊임없는 고민과 실행을 반복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게 더 적합할 것이다.

    무엇이든 잘 하고 싶고 이루고 싶다면, 두려움에 떨지 말고 당장 시작하자.

  • 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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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세상에 가치 없는 일은 없다. 한낱 잡초에도 나름대로 존재의 의미가 있듯 평범한 일상에 향기를 불어넣자. 어쩌면 그 향내는 소소한 우리 인생에 진한 인간미로 되돌아올지도 모른다.”

    자연물과 사건은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

    그에 대한 가치는 우리가 직접 매기는 것이다.

    니체는 나를 죽이지 않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해줄 뿐이라고 말했다.

    지금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이보다 힘든 일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지금 처해있는 상황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나를 둘러싼 환경을 바꾸거나 내 행동이 달라지거나 둘 중 하나를 행해야 한다.

    무엇이 더 실현하기 쉽고 효과적일지는 개개인의 상황에 맡긴다.

  • 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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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소프트웨어 설계자들 대부분은 이런 인터페이스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 우아함과 강력함을 다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무의식에 있는 사소한 불편을 의식으로 끌어올려 해결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있다.

    지위나 강요가 아닌, 일종의 매력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이 있다.

    때로는 아픈 곳을 치유해주기보단 세세하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모든 사람한테 똑같이 결핍된 것은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아쉽다고 느끼는 부분은 존재할 수 있다.

    내가 추천하는 것은 워크플로우를 짤 때 각 태스크에서 유저가 무엇을 필요로 할 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기존의 A/B Test와 같은 임상 실험이 있다.

    어떻게 폰트, 크기, 인터페이스, 모양, 색을 정해서 배치하고 앱&웹 이용 과정을 설계해야 신규 유입 이용자를 이끌고, 기존 이용자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전문성을 갖춘 개발자가 UI/UX에 대해 생각할 때 일반 유입 고객의 눈으로 바라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 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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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럼버스 탐험의 가장 어려운 결정은 바로 지금까지 알려져 있던 모든 땅을 떠나 서쪽으로 멀리 항해하기로 했던 것, 기존에 배에 실은 비축물로는 돌아오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지점에서도 굴하지 않고 서쪽으로 더 멀리 멀리 떠났던 것이다.”

    인스타 피드를 둘러보다가 새해 계획의 묘사로 첫 부분엔 용의 머리로 그럴듯하게 그리다가 마지막엔 흐리멍텅하게 뱀의 꼬리로 끝나는 게시글을 본 적이 있다. 이 글을 보면 용두사미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모두들 방대한 용의 머리로 시작했지만 초라한 뱀의 꼬리로 끝나는 것에 초점을 둔다.

    나는 어찌됐건 그림을 끝까지 그려냈다는 것에 집중해보고 싶다.

    한 가지 일을 완벽하게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해서 내 인생의 마지막 장식품이 그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마무리하는 과정까지 끝낸 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닐까?

    다음 기회에 더 잘 하면 된다.

    그 때도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할 필요는 없다.

    너무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탈이 난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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